낙서2000. 12. 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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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OOO" wrote:


   안녕하세요. 법학계열 OOO입니다. 이렇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교수님께서
   물어보셨던 위반과 위법에 대해 알려 드리려고요. 먼저 위반은 어떠한
   기준에 어긋난 행위를 말하는데 그 기준이 법, 도덕, 관습등 인간이
   만든 규범을 모두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법은 좀 복잡해요. 법이
   들어가면 단순히 법을 어기는 것을 위법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5가지로
   구별이 되는데 악법,불법,비법,위법,탈법 등이 그것입니다. 악법은 법
   자체가 잘못되어서 법적인 성격과 권위를 가지지 못하여 그 법이 존재
   하는 자체가 불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고, 불법은 문자 그대로
   해석을 하면 법이 아니지만 법적이지 못하는 행위와 결과를 뜻합니다.
   즉 불법은 단순히 법이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법은
   이것도 문자그대로는 법이 아닌 것이지만 불법과 차이점은 비법은 법이
   존재해서 그 법에 거슬리는 잘못된 행위와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궁금해 하시던 위법은 어떤 법이 존재를 하는 것을 전제로
   그 법에 위반되는 행위와 결과를 말하고, 마지막으로 탈법은 위법과
   거의 같지만 위법은 단순히 어떠한 법인데 비해 탈법은 정당한 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교묘히 빠져
   나가 법을 지키지 않는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위 내용은 서울대학교 최종고
   교수가 정의를 한 것을 제가 해석을 한 것입니다. 혹시 제가 해석을
   해서 제대로 된 것인가 의심을 하시겠지만 이 수업에서 제가 에이
   플러스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할 수 있어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12.20.
"OOO" wrote:


    
안녕하세요. 저 법학계열 OOO입니다. 날씨도 추운데 건강하시지요. 한 학기
   동안 잘 가르쳐 주신데 감사 편지를 드립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이야기를 해
   드릴려고요. 교수님께서 지난번 독일 문화에 대해서 가르쳐 주셨는데 이번에
   독일 사람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전공수업시간에 배워서 전해 드릴려고요.
   독일에서는  1층을 땅층이라고 하고 2층부터 1층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에 대한
   것입니다. 과거 일본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지배하던 시절에 땅과 건물에
   대한 소유의개념이 발생을 했습니다. 즉 땅은 왕의 것이고 건물은 일반 시민의
   것으로 땅과 건물의 소유자가 다르기 때문에 건물의 층 수를 셀 때 맨 아래부터
   1, 2 층으로 세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일제시대 때 들어와서 우리나라도 맨
   아래부터 1층, 2층 이렇게 하는데 독일이나 우리나라나 전통적으로 땅과 건물이
   하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통이 현대까지 내려오게 되었고
   현대에 기술이 발달하게 되어 고층건물이 만들어 지니까 땅에 접해있는 맨
   아랫층은 땅과 같아서 땅층이라고 하고 그 윗층부터 1층, 2층이라고 하게
   되었습니 다.  교수님 독일어 수업 한 학기동안 재미있게 들었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교수님 수업을 듣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이 메일을 보면 알겠지만, 내용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간단하지만 지식을
    공유하려는 정신이다. 기초독일어를 수강하는 법학계열 학생으로서,
    자신의 전공 지식을 을 나눈다는 정신은 유익함을 넘어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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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밖에도 진솔한 생각들을 전해준 편지들이 많았지만, Best-mail 을 소개하려면
    한 사람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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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용좌
낙서2000. 9. 21. 23:30
2000년 9월 21일 목요일, 흐림.
 


 
 부산한 일과:

 
 알람을 해 놓았지만, 7시 일어나기는 무리였든지 다시 잠들어 허둥지둥.
  강의 시간 10분 전에야 연구실에 도착했는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항상 있어야 하는 그곳에 열쇠가 없었다. 큰 작은 가방을 털어 보아도 없었다.
  과실 문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 3170 무응답 - 다시 아래 층 수위실에 가서
  열쇠를 얻어오기는 숨이 이미 막힌 상태. 다행히 대학원실에 올라오던 윤재를
  만나서 절그렁 거리는 열쇠꾸러미가 올라왔다. 그건 곧 반환해야 하는 비상 키.
  
  1교시 끝나고 과실에 들러서 과실용 전체 키에서 326방 열쇠를 빌렸다. 하루 쓰기.
  불안한 마음에 집에 전화를 해서 열쇠의 행방을 탐지하려다 발견 한 일!
  어제 우체국과 외환은행에 갔어야 했는데, 그만 외환은행에서 독일에 보낼 책값
  수표를 만들었는데 오리무중, 기억이 안나는 것. 집에다는 열쇠와 봉투? 찾는
  숙제를 남겨 놓고. 문제는 문제였다. 사실 어제도 우체국에 핸드폰 두고 왔던 것을
  외환은행에서 발견했기 때문에 다시 우체국으로 지하도를 건너야 했지 않았는가.
  우체국에는 핸드폰 두고 오고, 외환은행 수표는 오리무중. 또 열쇠.......
  이 심란한 일상을 어찌 견디나. 그래도 3교시 수업, 그리고 5교시 수업.
 
  말썽났던 컴퓨터를 하나 새로 조립해서 집에 두고, 집의 컴퓨터를 몸체만 가져왔는데,
  수업 후 성호가 연구실로 옮겼고 - 3교시 때 옮기자고 차에 갔을 때는 차열쇠를 연구실
  책상에 놓고 온 상태였었다 -, 뭔가를 확인하다가 시간은 7시를 지나고 있었다.
  모처럼 찾은 00학번 홍모도 길게 이야기할 틈이 없어서 그냥 보낸 것이 참 서운했다.
  행운목을 들고 함께 온 경수도 마찬가지였다. 수업 끝나고 집에 다시 갔다가 온
  모양이었는데...
  아차! 빌린 열쇠를 돌려줄 시간이 지나버렸구나! 3170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임시로 열쇠 두 개를 묶은 까만 철끈은 내 손가락에서 빙빙 돌고 있었다. 어쩐다지?
  방법은 일단 가방을 챙겨서 집에 갈 차비를 하고 나간 뒤, 복도 어딘가 불켜진 방을
  찾아서 맡기면 되겠구나!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난데 없는 노크소리는
  반갑지 않겠지만 다른 방법이...

  문제는 다시 생겼다. 가방을 들고 나서려는 내 눈 앞에서 사라져 버린 열쇠. 방문을 열고,
  그렇다고 더 밝아질 것도 아닌데, 아무리 해도 열쇠는 없고, 집에는 이미 곧 출발한다는
  전화를 해버렸으니 차 걱정할 사람은 또 어쩌고... 혼란한 머리로는 어쩔 수가 없어서
  일단 복도로 나가는데 000교수의 등이 보였다. 방문 앞을 지나가던 참. SOS에 들어온
  그도 열쇠를 찾지 못했다. 다시 한번 가방을 쏟아보고... 사실 내게 필요한 것은 알리비.
  누군가와 함께 생각하고 그냥 문을 닫고 사라지는 것이었다. 혼자서는 무슨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말: 요새 뭐 생각에 빠진 일이라도... 뭐 그런 말로 의아해하며, 아무튼
  열쇠 문제 해결을 살짝 미루어 버리고 내려올 수 있었다. 무거운 가방을 들어주겠다는
  친절한 말도 듣는 둥 마는 둥, 이 허둥지둥한 환경에서 어서 도망치고 싶었다. 가능하면
  누구에게라도 작은 일이라도 의존하고 싶지 않은데...

  실수는 오늘만해도 또 있었다. 수업시간 중 핸드폰이 울리면 벌금내기로 한 것이 지난
  시간. 오늘 들어가면서 핸드폰을 책상에 놓아두고 가려다가, 예컨대 또 과실에라도
  전화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싶어서 꾹꾹 눌러서 전원을 껐다. 자꾸 무슨 글자가 나오길래
  아차 <통화>를 눌렀구나 싶어서 재차 꾹꾹 눌러서 껐었다. 그런데 그만 커다랗고 우렁차게
  폰이 울린 것이다. 기운차게 꾹꾹 눌렀어도 계속 <통화>를 눌러서 켜둔 것이라 생각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희안한 것은 이런 머리로도 수업 시간 중에는 나름대로 살아나는 것 -
  오늘은 수퍼우먼 코드가 나오자 조금 흥분하여 무심코 앞 책상 위로 올라가 앉기도 하는
  정열은 어디에서 나왔을지. 교실을 나오면 <tot müde> - 문자 그대로 그 자리에 가라
  앉을만큼 피곤하다. 다음 순간을 예상하기 어렵다. 건물을 빠져 나오기 전에 벌써 어딘가
  벽 속으로 스며들고 말 것 같다. 그러면서 입으로는 큰 소리다.

  요즈음 빠져있는 노래 - <헤어진 다음 날>을 들으면서 차를 조심조심 운전했다. 더 이상
  실수는 말아야지. 돌아온 시간은 8시가 다 되었다. 아침 8시가 조금 넘어서 나선 하루이니
  열 두 시간이 거의 되었다. 그 열 두 시간 내내 쉰 것은 몇 분인가. 일 아니고서는 얼굴 본
  사람도 전화로 이야기를 나눈 사람도 하나 없다. 열 두 시간을 일로서 보낸 것이다.
  8시면 이미 저녁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손발만 씻고서 저녁 상을 차렸다.
  아무리 다 준비해 둔 것이라지만, 상 차리기 만으로도 지쳤다. 샤워를 했어야 하는데,
  함께 식탁에 앉기를 원하는 아빠 - 우리 집에서는 "아빠"와 "엄마"가 고유명사이다 - 의
  속을 알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냥 세수만 하고 와서 앉았다. 아무래도 목이 열리지 않으니
  와인을 한잔 물 컵으로 따랐다. 항상 그런다. 물 컵이 내 와인 잔이다.
  둘째한테서 벨이 울렸다. 아침에 눈 떠서 하는 전화라 했다. 형은 그 동안 나일 강 위에
  있었기 때문에 통화가 되지 않았었다고. 이제 카이로에 도착해서 친구의 약혼식인가
  결혼식을 사흘 낮 사흘 밤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세 끼 챙겨 먹는 일상이 성가시지
  않느냐는 내 물음에 놀랍고 선선히 "아뇨"라고 대답하는 아이. 원래 걱정을 끼치지 않는
  아이다. 그러는 사이 남편은 먼저 식사를 끝냈고, 막 먹기 시작했던 난 숟가락을 놓았다.
  이것이라도 말자. 해야 할 일들이 넘친다. 생략할 수 있는 것, 하다 말 수 있는 일은
  이것 뿐이다 싶은 생각이었다. 다시 샤워를  하러 갔다. 그렇게라도 해야 일상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돌아온 식탁에서는 먹으려던 음식을 모아서 < 버렸다>.  하느님은
  아셔도 어쩌시지 못하지만,  아침에 와서 알게 될 아주머니가 부끄러워서 음식물 쓰레기
  바구니 안쪽에 몰래 버렸다. 와인을 한 잔 더 따라서 마시고 - 서서 - 설거지를 끝냈다.
  벌써 서재로 돌아가 소리 없이 일하고 있는 남편을 부러워하며, 그러나 바로 책상에 앉을
  기운이 없어서 소파에 파묻혔다.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곧 다시 책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차! 꼭 읽어야 할 책이, 또 가져와야지 하고 생각했었던 책이 빠졌다. 주말 안에 다시
  연구실에 가서 가져와야 하는 것이다.

  목록: 아침에 열쇠와 송금수표 부칠 것 안가져 갔고, 둘 다 어디 두었는지 알지도 못하고,
  강의실에 휴대폰 그냥 가지고 들어갔고, 차에 열쇠없이 컴퓨터 가지러 갔고, 과실용 열쇠
  마저 잃어 버렸고, 필요한 책 안들고 왔다.

  이게 무엇인가! 이렇게 실수를 연발하면서 일상이 계속 될까. 새로 쓰기 시작한 컴퓨터는
  새 기능을 한다. 자판도 좋아졌고, 속도 또한 엄청 좋다. 홈페이지에 어느 한정 공간이
  있음을 처음 알았다. Upload가 절대로 되지 않아서 살펴보니 공간부족이라는 것이다.
  옛 문서들을 지워서 공간을 만들었는데, 옛 이미지들도 지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들을 지워야 충분한 공간이 생길 것이다. 메일박스도 지우다 보니 답장해야 할
  안부해야 할 곳도 있었다.

  은사님께:
  
잘 돌아 오셨겠지요. 어찌 해서 ... 통화 시도해 보았는데...잘 안되었어요.
  ... 그냥 잘 다녀 오셨겠지 하면서  인사가 늦었어요. 전 생각보다 일상이 짐스러워요.
  ... 왜 이렇게 <일>이 많아요, 사는 데.  너무 귀찮아서, 조금 전에는 밥을 먹다가 말았
  어요. 그것이라도 생략하고 싶어서요. 마음대로 생략할 수 있는 것, 거의 유일한 것!
  그렇다고 식욕부진의 히스테리 증후라고는 여기지는 마셔요.....
  요즈음에는 어떠셔요?  사방이 살벌해서.... 너무 재미가 없어요. 사방에 모임이지요,
  단 한군데도 가기 싫은. 그러나 정말 나를, 나만을 위한 자리는 아무 데도 없어요. 해서
  사람들하고 점심도 같이 안하는지가 오래 되었어요.  <끈>이 성가셔지니 어떡해요.
  안부 메일한다는게 넋두리가 되었네요. 말할 사람이 없었나 봐요.  의사소통은 시렁에
  얹힌, 그런 나날을 언제 다 사나요?
  여기까지를 지우느니 그냥 보내겠어요. 선생님, 그저 안부가 진하다 보니 그러는 것이라고
  이해하셔요. 두어 번 연락 시도하다가 이렇게 앉으니 그리 되는걸요.  아무 뜻 없는 안부
  이니 그냥 인사만 받으셔요.
  안녕히 계셔요, 어디선가 곧 뵙게 되겠지요
.

  안부가 너무 무례했을까? 심했을까? <최근파일>에서 단골 글마당에 들렸다.  편하지
  않은 안으로의 여행. 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책상을 일어설 것이다.

  따뜻한 아빠. 따뜻한 손. 손의 힘찬 감각은 뼛 속까지는 아니라 해도 피부 깊숙이 들어
  올 것이다.  따뜻함 속에서 잠을 청하리라. 아직 꿈도 아닌데 꿈 같은 영상들이 밀려올
  것이며, 그 속에는 어김없이 그 회색 빛 형체가 북해의 저녁 비바람처럼 서성일 것이다.
  차갑고 암울하게. 어깨는 따스하고 꿈 속은 차가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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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용좌
낙서2000. 6. 8. 23:30
참으로 고마운 편지
 

   Subject:  꽃피는 봄사월 돌아오면...
    Date:  Thu, 27 Apr 2000 17:28:27 +0900
    From:
    Organization:
    To:

    "꽃피는 봄사월 돌아오면..."
    망향을 듣다가
    문득 선생님 생각이나서...
 
    해저물어가는 봄날
    연두색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어
    그림자가 창가에 부서지고
    왠지 모를 서글픔 때문인지
    그리움이 강물처럼
    가슴에 출렁이고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애닯은 노랫말이
    마음을 사로잡는
    어느 봄,봄,봄날에.
 
    사춘기 소녀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웃으시기를...

   

 

이런 사랑스런 아이도 있네...........
 


사랑합니다..
==================================================
진정,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그러한 생각들이 전혀 낯설지 않은...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

      

                                                     2000.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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