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교수회2010. 4. 8. 21:00

<한국작가교수회> 라는 곳이 있다.

문자 그대로 작가이면서 교수인, 소설을 쓰며 소설에 대해 가르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학교를 떠났지만 소설가를 멈출 수 없기에 이곳의 일을 맡게 되었다, 대 선배님들의 강권에 떠밀려서.

물론 문창과는커녕, 국문과도 국교과도 아닌 교수경력에, 소설가 경력도 일천하여 심산하다. 우습지 않은가, "장"을 절대로 못하는 사람이 인생 다 저녁에 느닷없이 무슨 책임을 맡아서. 결국 이런 인사말도 써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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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제나 회원 여러분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한국작가교수회>는 소설 창작과 그 교육에 관한 연구와 정보를 교환하며 후진을 양성 지원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서 2000년 2월 25일 창립총회를 가지며 정식으로 출범했으니, 이제 온이로 열 살을 먹었습니다. 인문학 일반이 인류의 정신세계를 위한 지도적인 힘을 상실해 가는 동안, 우리는 오히려 우리 사회에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더욱 생각하게 됩니다. 이 “정보오락의 시대’’(닐 포스트먼)는 우리가 인간성을 기억하며 그저 인간답게 사는 일조차 어렵게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가 거대 우주를 품기 위해서 라면 우선 그 작은 파편인 이 지구와 먼저 화해하고 섞이는 일부터 해야 하겠지만, 그것이 쉬이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첨단과학기술을 자연정복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하나 되게 하는 데 써야함은 우리 모두 깨닫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공룡처럼 화석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몸을 낮추고 키를 줄이며 자연 속으로 흡수되어 살아남기를 모색해야 합니다. 다만 그 첩경은 무엇 보다 우리를 공룡이 되라고 부추기는 파괴적 세력들을 인식하고 그에 대항할 정열을 키워가려는 꿈을 꾸는 일일 것입니다. 물론 꿈을 꾸는 한, 인생은 늘 불발입니다. 유토피아는 아무데고 없는 곳이니까요. 그러나 이 불발을 성찰하고 이 결핍을 생채기 나도록 파헤집는 문학, 문학 활동이 인류의 꿈을 위한 마지막 보루임을 자각합니다.

 

그 동안 이 회를 이끌어 가신 선배님들의 열정이 이제와 물거품이 되는 일이 없도록, 부디 동참을 바랍니다.

우리는 늘 부족한 흔들리는 인간이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여러분의 좋은 생각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의 기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2010 봄,

회장 서용좌 올림.


Posted by 서용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