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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10 여름에 완성한 겨울 스웨터 리폼
사사로이2013. 6. 10. 17:36

 

 

여름에 겨울 스웨트를 완성했다, 그것도 1977년 털실을 리폼해서.

얼마나 할 일이 없었을꼬!

 

아니, 마음이 불편했다.

소설집, 곧 장편소설 출판 지원을 도모하다가 실패했다.

신청서를 접수하고 기다리는 두 달 동안 불행했다.

미리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다.

소설 따위는 일반 인문학 분야와 경쟁에서 영순위로 탈락할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한 달은 더욱 불행했다, 새로운 글 쓰기에 집중하기에는. 

 

 

 

 

 

 

 

 

 

 

 

 

 

 

 

 

 

 

 

 

 

 

 

 

 

 

 

 

원래의

 실이

비슷한

색깔로 섞여

 

 

새해의 소망이랄까 계획 Resolution을 물으면 새 옷 사지 않기라고 말했다. 원래 새해가 되어도 늘 특별한 계획이 없었지만 근년 들어 자꾸 질문을 받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단춧구멍이 낡아버린 스웨터를 풀어서 부분을 다시 짜서 완성한 것이 첫 작업이었고, 5월 들어 본격적으로 남은 털실들을 정리하자고 마음먹었다. 그 첫 작품(?)으로 1977년 독일에서 짜 입었던 스웨터를 풀어둔 것이 생각났다. 그때까지는 예쁜 시작이나 예쁜 마무리를 잘 못하면서 그냥 떴던 터에, 실이 무겁고 거칠어서 볼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볼품 따윈 별로 생각하지 않는 나이가 되어 털실 째 굴러다니는 것이 민망하여 옷으로 만들어 내고자 했다. 하지만 독일의 실은 놀랍게도 거칠고 무겁고, 한 마디로 순모 함량이 낮았다. 여름에 완성한 겨울 스웨터는 아직 한참을 주인이 입어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 나, 나는 이 글을 계기로 글쓰기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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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용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