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자 한금실 사소한 사건들 언어화
서용좌 장편 ‘흐릿한 하늘의 해’ 나와
광남일보 http://www.gwangnam.co.kr/
2017. 08.02(수) 1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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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 시간강사로 살아가는 서술자 한금실을 통해 그녀가 만나는 우울한 군상과 암울한 일상, 그 속에서도 숨은 해를 찾아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이번 이야기는 장편 ‘표현형’에서 나 한금실이 ‘동반자를 구한다’는 남자를 만나러 바닷가 마을을 찾아가다가 거의 마지막 장소와 마지막 순간에 물에 빠졌던 이야기에서 이어진다.
‘표현형’에서 세계 도처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우리 유전자의 표현형을 추구하던 그녀는 말미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쫓아 물에 빠져 익사 지경의 모습으로 사라졌었다. ‘흐릿한 하늘의 해’는 한금실이 의식이 돌아오면서 더 깊었던 물에 대한 기억으로 다시 생의 갈피를 잡아내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의식 저 아래 깊이 가라앉았던 백두산 천지의 기억과 더불어 멀고 가까운 과거가 불려나오고, 그로 인해 오늘을 있게 하고 미래를 꿈 꿀 수 있게 한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그녀는 여전히 돈은 없으나 시간은 넉넉한 비정규직 강사로서 현실을 살고 있다. 하여 단조로운 일상은 삶의 순간들을 천착하는 계기가 된다.
한금실은 등장인물이자 서술자로서, 자신과 이웃의 삶에서 드러나는 사소한 사건들을 언어화하고 있다.
서용좌씨는 광주 출생으로 독문학자를 거쳐 늦깎이 소설가로 데뷔했다. 장편소설 ‘열하나 조각그림’, 연작소설 ‘희미한 인(생)’, 소설집 ‘반대말·비슷한말’, 장편소설 ‘표현형’ 등을 펴냈다. 이화문학상과 광주문학상, 국제PEN문학활동상 등을 수상했으며 전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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