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ject:
Date: Tue, 13 Nov 2001 23:10:36 +0900 (KST)
From: nn <99s......@hanmail.net>
To: <yjsuh@chonnam.ac.kr>
안녕하세요...
nn....이예요. 여기는 벌써 겨울이예요. 그제는 첫눈이 내렸어요.
11월인데 말이죠.
어떻게 지내세요.
저는 독일 생활이 마음에 들어요.
지난번 교수님께서 젊은이가 어딘가에서 공부만하는 것만으로도
사는 이유가 된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열정적이고 분출하는 젊음 외에도 배워가고 성숙해가는 젊음이라는
것은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언제나 동기들 또래들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공부해
왔지만, 이 곳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히고 그들을 이해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들인지
알게되요.
그리고 지금까지 열어보지 않았던 제 마음속에 또 다른 문을 열어
가고 있어요. 물론 독일어 공부는 정말 즐겁구요.
지난 9월과 10월에는 여행을 많이 했어요.
동료들과 또는 혼자서요. 각각의 즐거움이 있드라구요.
여태껏 한국에 있을 때 까지는 여행이 즐거운 것인지 몰랐어요.
그냥 집 떠나면 귀찮지
그런 생각이 많았었거든요. 그런데 여행중에 얼마나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떤지. 이제 제 취미 중에 하나를 여행으로 하려구 해요.
어제는 영하 3도보다 기온이 더 내려가서 귀가 다 시려웠어요.
서울이 광주보다 춥다춥다 생각했었는데 여기는 서울만큼 아니
그것보다 좀 더 추울까요? 뜻뜻한 보일러에 방바닥이 아니라 라지
에이터와 기숙사 생활이라서 그래요.
그런데 독일에 온 후로 영어가 잘 생각이 안나요.
교수님도 그러셨어요?
얼마전에는 예전에 만났던 타이완 친구가 곧 결혼을 한다그래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려고 편지를 쓰는데 도무지 영어가 생각이
안났어요.
지금은 독일어 공부에 충실한게 우선의 목표여서 그 걱정은 보류
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영어도 잘 해야 되는데.
이 곳에서 작문 시간에 가끔 각자의 Heimat에 대해서 쓸 때가
있거든요. 광주에 대해서 이것 저것 쓰다보면, 광주의 공기가 생각
나요.
지금 광주는 어떤지요.
교수님,
그럼 또 편지 드릴께요.
뮌헨에서 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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