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문학1994. 2. 23. 00:00

도서출판 삼문 1994.2.1



어떤 사람들이 마약중독 또는 일중독에 걸리듯이 빵중독에 걸린 소년의 체험에서 비롯된 젊은이의 사랑을 이야기 한다.


원제는 하인리히 뵐의 1955년 작

 "지난 시절의 빵 (Das Brot  der frühen Jahre)", 


구체적으로는 2차대전  종전 후 기아와 궁핍의 시절의 빵을 가리킨다. 빵은 하인리히 뵐에게는 성사적 의미와 더불어, 이 작품에서는 인간성의 척도가  된다. 궁핍의 시절, 배고픈 사람에게 나누어 준 빵과 그렇지 않고 부의 축적을 위해서 모아둔 빵의 의미는 그렇지 않아도 흑백논리를 비판 받는 작가의 눈에는 선악의 기준이 된다.


이야기는 어느 월요일 아침, "담요를 머리 위까지 푹 끌어 덮고만 싶었던" 주인공 젊은이가  집에서 속달편지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홀로 도시로 나와 살게 된 일곱 해 동안에" 어머니의 사망통지, 아버지가 다리 부 러진 사고 때나 받던 속달편지에 놀란  주인공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아버지의 약간은 성가신 부탁을 발견한다.   
 
"좋은 일 하는 셈치고 마중을 나가거라!"

이렇게 역으로 마중을 나가게 된 그가 헤트비히를 만난 순간 그의 인생은
 바뀐다. 

자동세탁기의 수선과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손에 적당한 일 값을 지닌, 나름대로 장래가 순탄한 젊은이. 1955년 현재 수입과 자동차를 가진 기술직 젊은이가 되기까지 ㅡ 그는 배고픈 숱한 기억들을 가지고 자랐다. 가장 끔찍한 기억은 고교 교사인 아버지의 고결성을 담보로 담임인 빵집 아들을 핑계로 빵집 가게에 "우연인 척" 들리자고 졸랐던 일이었다. 아들의 낙제점수에 빵집 주인이 화를 내고서 문을 닫아 버리기 전까지, 아버지는 배고픈 아들을 위해서 그 일을 감수했었다.   그리고는 무작위로 아버지의 책들을 내다가 빵과 바꾸는 아들을 위해서 책들을  "직접" 골라준 아버지 ---  그렇게 하는 동안에도 아들의 "빵중독"은 가라 앉지 않았다. 그것은 배고픔 자체보다는 중독성 문제였던 것이다. 

그런 그가 이제 막 다 잡은 행운들을 물리치고, 게다가 그는 사장의 딸과 공공연한 약혼
 사이었다. 겨우 탄 이 "순탄한"  인생이라는 기차---  그러던 그가 갑자기, 어느 월요일, 헤트비히를 만난 순간  하차를 결심한다. 왜? 어디로? 

 "나는 내가 전진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후퇴하려고 했던 것이다. 
어느 방향인지는 알지 못했으나 아무튼 후퇴하고자 했다."     


이것이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다.


   후퇴: 한 소녀와의 예기치 못했던 사랑의 격정은 지금가지 주인공이 무의식적으로 매어있던

            가치들의 무의미성을 일순간 인식케 한다. 복고적 자본주의와 패덕의 윤리라는 현실로

            부터 하차를 감행한 그의 새로운 인생은 기존문화에 대한 퇴행적 반대기투와 더불어

            제시된다. 그가 어디로 향하는가?

            이것이 작가 하인리히 뵐, 주인공과 함께 우리가 언젠가는 생각해야 할 하나의 명제로

            남는다.

Posted by 서용좌
독문학1991. 5. 15. 23:30

Der Mauerspringer 
<장벽을 넘는 사람> -
페터 슈나이더Peter Schneider(1940~  ) 원작,
들불 1991


                        

는 문학의 사망이 공공연히 고지되었던 1968년, 베를린 대학 연좌데모에서 유창한

    연설로 주동자의 한 사람이었다. 슈나이더는 문학사에서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바로 저

    유명한 연설로서 등장했던 것이다.  그 한 토막:
 
 

 
 
우리는 잘못을 저질러 왔습니다. […]우리는 순응했지요. 적응력이 있었구말구요.
 그리고 우리는 과격하지를  못했습니다. […] 우리는 대학인이라는 특권을 누려왔습
 니다.  […]  학업을 시작했고, 필수과목 강좌에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독일
 사회주의 학생연맹에는 들어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 ]  



   이 연설에서 그가 속죄하는 것은 대학인이라는 현존 자체였다. 시간소모에 불과했던 세미나, 복종을

  강요당했던 시험 공부들이 비판되었다. 그의 눈에는 거리에는 사람간의 진정한 왕래도, 의견교환도

  없고, 집에는 사람들 대신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가구들이 버티고 산다. TV는 이 가구들이 진실하다고

  외쳐대기 위해서 존재한다. 기존의 예술은 무용지물이다. 상상력의 천재들이 그들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기존의 예술, 또는 작가의 상상력과 꿈들이 자존에 의해 잠식 당했음을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그 참상을 그리는 데 그친 사실주의자들, 그 어느 것도 "인간적 소망을 자본주의로부터 보호하려는

  기능"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학업을 중단하고 보쉬공장의 보조노동자로 일했다.


  이 경험은 세계적 대기업의 작업환경의 의외적인 열악성, 콘베이어 벨트의 리듬에 종속되는 인간의

  문제, 도급수당제의 살인적 노동력 착취의 관행 등에 대한 폭로적 글들을 쓰게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체류가 준 경험 --- 독일 운동가들의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에 대한 인식 등이 반영된 작품

 
『렌츠 Lenz』(1973)로서 문단에 복귀했다. 이어서 『자칫하면 빨갱이』로 번역된 .....

   schon bist du 
ein Verfassungsfeind (1975)등의 작품을 썼다.

  그리고 이 […]
『장벽을 넘는 사람 』에서는 "머리 속의 장벽"을 경고했다.

 

          장벽을 넘는 사람  Der Mauerspringer             

   이 작품은 그가 문학으로 복귀한지 10년이 흐른 1983년 작이다.
 
   베를린 장벽을 적법하게 통과하면서 동쪽의 친구를 가진 주인공 과 그 동쪽  친구가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장벽에 얽힌" 이야기들을 뼈대로 하고 있다.  "샴의 쌍둥이" 도시

   베를린에서는, 우리에게는 놀랍게도 적법한 절차의 통행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후 1970년대 브란트수상의 동방정책에 의한

   <독독기본
협정> 이후  다시 적법한 통행의 길이 열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상적인

   통로를 두고서도 "장벽을 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렇다면 왜?  이러한 질문은 남겨두는 것이

  쫗을 것이다.  소설 읽기의 재미를 미리 빼앗지 않고  싶지는 않으니까.

  족:                                                                                                                     
         필자가 1992년 베를린 도착 이튿날 방문한 곳은 바로 이미 무너진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베를린 장벽>의 잔훼였다. 장벽에 남아있는 그림들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물론 
『장벽을 넘는 사람 』의 표지를 그린 그림이었다. ( 아래 사진 참조!)
         그리고 물론 그 일부는 사진으로 구할
수 있었다.

        
우리 독문과 과실에 걸어둔 그 중 하나의
        사진은 담장을 헐어내는 사람들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글귀를 담고 있다:

          
    ~~ 아직도 허물어내야 할 벽들이 많이 있다.
                     Es gibt noch viele Mauern, abzubauen. ~~


▲ 1992년 가을 필자 촬영. 베를린 장벽 잔훼에 남아있는그림들은 분단 당시의 염원들을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서용좌
독문학1989. 5. 20. 14:54


한신문화사 1989. 5.20.


전후 독일문학 세계문단에 끌어올린 작가들 중의 한 사람이자 전후 독일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하인리히 뵐(1917-1985)의 방대한 작품들을 총체적으로  섭렵한 입문서. 아직은 학문의 깊이보다는 넓이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학생들에게  안내서가 되기를 바라며, 그 차례를 소개합니다
.

  1. 개괄 및 연구방향
 
  2. 앙가즈망
 
     1) 시간적 현재성           2) 공간적 연대감

  3. 인도주의 미학  
     1) 언어의 도덕성           2) 인간의 존엄성           3) 문학의 자유와 한계

  4. 전쟁과 개인
     1) 전쟁의 무의미    
                  전후 단편들/ 『기차는 정확했다』/ 『아담아, 네 어디 있었더냐?』
     2) 평등의 허위
                  50년대 풍자적 단편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지난 시절의 빵』
     3) 과거의 부담  
                 『돌보는 이 없는 집』/ 『아홉시 반의 당구』

  5. 현실과 이상사회
     1) 사회로부터의 탈영    
                 『어릿광대의 견해』/『부대 이탈』/ 『마지막 군복무』
     2) 이상사회의 싹  
                 『문둥병』 /『여인과 군상』
    
     3) 어떤 사회주의  
                 『카타리나 블룸의 실추된 명예』/ 『국민의 성향 보고』/
                『보호라는 이름의 포위』/  『강풍경을 마주한 여인들』

  6. 요약과 정리       
       각주
       참고 문헌  
       연보

 

Posted by 서용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