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이2013. 10. 15. 23:31
2013년 10월 12일 토요일, 라붐웨딩홀 -  

 

 

광주제일고등학교 58회 졸업생들이 졸업 30주년 홈커밍 행사를 가졌다.

 

1983년 졸업했던 아이들이 어엿한 어른들이 되어 있었고,

 

나는 그 사이에 할머니가 되었다.

 

 

 

 

 

 

 

 

 

 

 

 

 

아래 왼쪽은 우리집 주치의 전남대학교 순환기내과 실력자 안영근 교수......

                                                   오른 쪽은 수 십장 사진들과 동영상을 보내준 오인식.

 

  

 

 

 

 

 

                                                                                                                           ▼

 

1.서용좌 선생님 10년만에 뵙는데 넘 반가웠고 그간의 세월이 

   가까이는 10, 길게는 33년전 1학년 10반 독일어를 배웠던

   머나먼 과거의 시간들이 파노라마 처럼 스쳐 지나가며 ,좋은

   추억들이 다시금 삶의 에너지로 재 충전되는 소중한 시간 이었습니다.

 

2. 가끔 문자로 안부 전해드리고 이번엔 10년후 40주년 ~~

    그 이후도   어제 만난 것 처럼  스승과 제자의 애틋한 정을

   늘 함께 공유하길 기원 합니다.

 

3.사진과 동영상을 보내 드리오니 좋은 추억과 제자들을 회상하며

   가끔 소일거리로 보시라고 제가 찍은 선생님 사진과 동영상 보내드립니다.

 

4. 가르쳐 주신 은혜에 감사드리고 지금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늘 간직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오인식/배상

 

 

 

광주서중‧일고 58회 졸업 30주년 어울림 한마당에 부쳐

- 도망하지 않기 -

 

오늘 서늘한 가을 저녁, 여기 모인 옛 제자들에게, 한 마디 인사는 해야 할 것이기에, 몇 자 적어 왔습니다. 제목은 도망하지 않기 - 이제도 스승과 제자라는 자리가 뒤바뀌지 않는 한 당부 말이라고 여겨주십시오.

 

여러분의 애송이 청춘 시절, 독일어 단어 걸음마를 가르치기보다 훨씬 어려웠던 과제, 진실하게 살기를 가르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나 또한 그렇게 살기를 지향하였기에 여기 감히 ‘그리웠던 제자들’이라고 부르지 못합니다. 많이 잊고 살았으니까요. 여러분들보다 한 해 먼저 일고 교정에 들어섰고, 여러분들보다 한 해 먼저 일고 교정을 떠났습니다. 여러분이 치열한 고3 수험생일 때 나는 벌써 일고를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그런 나를 여기에 초대했으니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사실 도망치기는 제 특기입니다. 대학졸업 후 외무부 말단으로 잠시 일하다가 그 무의미성에 질려 도망쳐 귀향한 이래, 수많은 도망의 연속이었습니다. 초짜 교직은 결혼으로, 다시 교직으로, 그러다 일고 3년 재직 후 박사과정 진학이라는 미명으로 또 그렇게 도망친 것은 늘 생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해서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에서 도망쳤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51%의 제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49%의 제자들에게 무의미한 스승이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간단히 사라지는 것입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마지막 퇴임이 된 전남대학교에서도 다른 곳에서보다는 잘 참았지만 역시 도망쳤습니다. 실용주의 사회에서 별 소용되지 않는 독문학을 강의하면서 시험지 채점을 해서 A, B, 또는 C 학점으로 제자들을 편가름하는 것은 참 못할 일이다.…… 그런 생각에 주눅이 들어 결국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도망 나왔습니다. 핑계는 그 사이 발을 내딛은 소설 쓰는 일에 전념하겠다는 변명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그러니, 오늘의 작은 가르침으로 내놓고 싶은 화두가 ‘도망치지 않기’랍니다.

여러분은 벌써 어른이 되었지만 긴 인생에서 보면 아직 한껏 젊고 기회가 많으니, 부디 생에서 사람에게서 도망치지 말고 다가가세요.

 

그러나 조심하세요. 가끔은 정말로 동참을 거부해야 할 일도 있음을 잊지 마세요. 혹시라도 ‘앞으로 나란히!’만을 외치는 경쟁문화가 살인적이라면 뒤돌아서서 살인에 동참하지 않을 일. 아니라고 말해야 할 순간이 있음을 명심하세요.

 

아닌 것을 아닌 것이라고 말하는 것 - 그건 도망이 아니라 등돌림입니다. 도망은 뒷걸음질이지만 등돌림은 당당하게 뒤로 돌아서서 앞으로 가는 것입니다. 무명 소설가로서 내가 지향하는 것은 그래서 ‘등돌림의 문학’이랍니다. 다들 너무 앞으로만 내달리니까 멀미가 날 지경이라서요. 어떤 모양으로 살든지 두 발을 땅에 확실하게 디디고 섰을 때의 안정감은 행복감을 두 배로 불행감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마술적 힘을 갖는답니다. 그리고 행복은 모양새 아닌 마음가짐에도 깃들어 있답니다.

언제 어디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를 제자들에게, 아직 길게 남은 코스도 잘 달릴 것을 믿으며, 그러나 하늘을 우러러 볼 줄도 알 것을 믿으며,

2013년 10월 12일, 서용좌

 

 

 

 

 

Posted by 서용좌
사사로이2013. 7. 22. 16:44

인형 만들기에 빠졌다.

 

 

 동생이 -

  어려서부터 너무 예뻐서

  그냥 '예쁜 애'라고 불리던

  동생이 인형을 만든다.

  도자기, 염색, 손바느질 등등을

  하다가 요즈음에 손녀를 본

  때문이다.

  덕택에 옆에서 쬐끔 배웠다.

  눈이 아프도록 꿰메도

  솜씨가 그저 그렇다.

 

 1. 면장갑으로 만든 고양이
    (리본 장식은 우빈 작품)

 

 

 

 

 

 

 

 

 

 

 

 

 

 

2. 면장갑으로 만든 코끼리 +

내 티셔츠로 만든

 엄마 코끼리

 

 3. 긴 팔 원숭이 - 아이들이 젠틀맨이라고 부른다.

 

      봉제인형들을   수빈이가 제일 좋아한다!    < 카톡으로 보낸 사진 >

 

 

 

 

 

 

 

 

 

 

 

 

 

 

 

 

 

 

 

 

 

 

 

 

 

 

 3. 엄마 돼지

     - 아기 돼지

 

  손을 집어넣어  

  움직인다.

  성빈 생일 용,

  물론 엄마는

  우빈이가?

 

 

 

 

 

 

 

 

 

 

 

 

 

 

 

 

 엄마돼지  -

    치마를 다시

    만들었다.

    치마 폭이

    너무 좁아서

 

 

 

 

 


 

 

여가에 - TV를 볼 때면 너무 심심해서 일 없이 시작한 레이스뜨기 치마 ▼

 

 뜨게질 후 - 실제 색에 가까움

 

 

  안감을 넣은 완성품

 

 

 

 

 

 

 

 

Posted by 서용좌
사사로이2013. 6. 10. 17:36

 

 

여름에 겨울 스웨트를 완성했다, 그것도 1977년 털실을 리폼해서.

얼마나 할 일이 없었을꼬!

 

아니, 마음이 불편했다.

소설집, 곧 장편소설 출판 지원을 도모하다가 실패했다.

신청서를 접수하고 기다리는 두 달 동안 불행했다.

미리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다.

소설 따위는 일반 인문학 분야와 경쟁에서 영순위로 탈락할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한 달은 더욱 불행했다, 새로운 글 쓰기에 집중하기에는. 

 

 

 

 

 

 

 

 

 

 

 

 

 

 

 

 

 

 

 

 

 

 

 

 

 

 

 

 

원래의

 실이

비슷한

색깔로 섞여

 

 

새해의 소망이랄까 계획 Resolution을 물으면 새 옷 사지 않기라고 말했다. 원래 새해가 되어도 늘 특별한 계획이 없었지만 근년 들어 자꾸 질문을 받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단춧구멍이 낡아버린 스웨터를 풀어서 부분을 다시 짜서 완성한 것이 첫 작업이었고, 5월 들어 본격적으로 남은 털실들을 정리하자고 마음먹었다. 그 첫 작품(?)으로 1977년 독일에서 짜 입었던 스웨터를 풀어둔 것이 생각났다. 그때까지는 예쁜 시작이나 예쁜 마무리를 잘 못하면서 그냥 떴던 터에, 실이 무겁고 거칠어서 볼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볼품 따윈 별로 생각하지 않는 나이가 되어 털실 째 굴러다니는 것이 민망하여 옷으로 만들어 내고자 했다. 하지만 독일의 실은 놀랍게도 거칠고 무겁고, 한 마디로 순모 함량이 낮았다. 여름에 완성한 겨울 스웨터는 아직 한참을 주인이 입어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 나, 나는 이 글을 계기로 글쓰기에 복귀한다. 

 

'사사로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고 58회 홈커밍  (0) 2013.10.15
인형 만들기 - 레이스치마  (0) 2013.07.22
졸업50주년 - 무서운 세월  (2) 2013.05.30
우빈이 음악학원 발표회 2013 봄  (0) 2013.04.21
2013 생일에  (1) 2013.02.03
Posted by 서용좌
사사로이2013. 5. 30. 18:31

 

2013년 5월 25일 개교기념일

 

고등학교 졸업 50주년 - 그 무서운 세월이 지나고.........

 

우리는 서로 얼굴과 이름이 가물가물할까 봐 이름표를 준비했다.

 

미국과 서울 등지에서 31명 참가, 정작 광주의 칠우회 회원 28명. 3명이 불참.

 

 

 

 

 

 

5월 초 - 임경순 선생님 댁을 찾았다.

김용임과 나. 친구들의 성원을 대리해서.

임꽃예란 별명으로 처녀 같았던 선생님,

전남대학교 국문과에 재직하시고 정년하셨다. 지금은 조금 편찮으신 듯.

고 주기운 선생님 댁에서는 사모님만 만나고 나와야 했다.

 

 

 

 

 

개교기념일 당일에는 금강산도 식후경.

광주역 도착 후 곧 모교로 - 역사관 둘러보고 땀흘려 가며 구내식당에서 점심.

그 다음 본 행사 사진은 동문회 홈피에 넘친다. 

                 http://www.cnygo.com/ 자유게시판 

 

 

 

 

'사사로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형 만들기 - 레이스치마  (0) 2013.07.22
여름에 완성한 겨울 스웨터 리폼  (0) 2013.06.10
우빈이 음악학원 발표회 2013 봄  (0) 2013.04.21
2013 생일에  (1) 2013.02.03
새해 계획이라면......  (0) 2013.01.09
Posted by 서용좌
사사로이2013. 4. 21. 21:00

열살 우빈이가 음악학원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2013년 4월 20일 오후 ----

 

좋아하는 곡을 골랐는데 연습 부족이라고 엄살이더니 정말 연습이 부족했나 보다.

 

다음에 만나서 더 잘 쳐서 들려주겠다고 약속한다.

 

이만큼도 얼마나 어려운가, 일단 곡을 외우는 것만도.

 

감기로 병원에 다니는데도 빠질 수 없는 것이 한국 어린이다.

 

재미있어 하니 다행이다.

 

우빈이는 무엇이든 재미있어 하면서 배운단다.

 

 

 

http://www.youtube.com/watch?v=fmkV7ypp974

 

http://www.youtube.com/watch?v=TyX03waf2zU

'사사로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에 완성한 겨울 스웨터 리폼  (0) 2013.06.10
졸업50주년 - 무서운 세월  (2) 2013.05.30
2013 생일에  (1) 2013.02.03
새해 계획이라면......  (0) 2013.01.09
재호 하는 일  (0) 2012.10.28
Posted by 서용좌
사사로이2013. 2. 3. 11:31

 2013, 빨리 찾아온 생일에.........
 11,691km (인천-뉴욕) 보다 더 멀리에서 온 카드,

 함께 온 Tory Burch의 Simone Gardigun 보다 훨씬 감동적이다.

 

 

수빈은 2003년생, 나보다 열흘 먼저 만 열 살,  

이름만 덧 쓴 형빈은 2006년 7월 생이니까 만 여섯 살 반이다.  

생일 전야에는 Happy Birthday 노래를 전화로 들려주었다.

내친 김에 성악 레슨을 시작하려 한다고.

 

 

가까이 - 가까이래야 300km 이상 떨어져 - 사는 녀석들은

하루 멀다하고 종알대는 전화로 생일이 특별한 날이 아니다.

지역 최고 '궁전'에서 보내준 생일케이크도 맛있고,

시린 발을 위한 룸슈즈도 너무 따뜻하다.

 

 

 

 

 

 

 

 

올해는 찰시루떡을 나누어 먹은 숫자가 늘었다.

어머니가 안계시자 우리들이 내 생일에 많이 모였다.

미리 축하 선물을 두둑히 주고 가신 손위 시누이님,

함께 점심을 먹은 연상의 질녀도 ..... 모두 멋진 선물들을 준비했으니ㅡ

내 나이 탓이려나? 

스스로 내년의 건강한 생일을 빌어볼꺼나.

'사사로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졸업50주년 - 무서운 세월  (2) 2013.05.30
우빈이 음악학원 발표회 2013 봄  (0) 2013.04.21
새해 계획이라면......  (0) 2013.01.09
재호 하는 일  (0) 2012.10.28
아홉살 우빈이가  (0) 2012.08.14
Posted by 서용좌
사사로이2013. 1. 9. 21:46

 

새해 계획이라면 입을거리를 사지 않으려고.......

 

살아온 세월만큼 뭔가 쌓여있다.

해서날 입었다가 망각 속에 빠져버린 스웨터를

꺼내어 약간 고쳐보았다.

코트를 벗게 되면 입고 외출한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기 -

이것도 하나의 방침이다.

새로운 것은 아니나 다시 되새기는 방침.

 

 

 

 

 

 

'사사로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빈이 음악학원 발표회 2013 봄  (0) 2013.04.21
2013 생일에  (1) 2013.02.03
재호 하는 일  (0) 2012.10.28
아홉살 우빈이가  (0) 2012.08.14
안녕!  (0) 2012.07.19
Posted by 서용좌
사사로이2012. 10. 28. 20:53

재호 하는 일 

             ▼

 

                    http://www.youtube.com/watch?v=ut3HUNZXjts

'사사로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생일에  (1) 2013.02.03
새해 계획이라면......  (0) 2013.01.09
아홉살 우빈이가  (0) 2012.08.14
안녕!  (0) 2012.07.19
2012 여름 _ 아이들  (0) 2012.07.07
Posted by 서용좌
사사로이2012. 8. 14. 16:40

 

 

 

  홉살 우빈이가

  엄마에게 쓴

  생일 카드

 

 

 

    ◀  우빈이

 

         

 

        카드

          

   

 

 

'사사로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계획이라면......  (0) 2013.01.09
재호 하는 일  (0) 2012.10.28
안녕!  (0) 2012.07.19
2012 여름 _ 아이들  (0) 2012.07.07
2009년 여름 연구실  (0) 2012.06.21
Posted by 서용좌
사사로이2012. 7. 19. 01:15

2012. 7. 18. 늦은 저녁 -

6번째 데스크탑으로 바뀌었다, 1988년 시작에서 4반세기 동안.

'사사로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호 하는 일  (0) 2012.10.28
아홉살 우빈이가  (0) 2012.08.14
2012 여름 _ 아이들  (0) 2012.07.07
2009년 여름 연구실  (0) 2012.06.21
Jaiho  (0) 2012.06.21
Posted by 서용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