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이2010. 11. 11. 23:00

프랑스어를 몰라서 후회스러운 거의 유일한 노래 <고엽>듣고 싶어서  
 ▼                                                                           
               

http://www.youtube.com/watch?v=kLlBOmDpn1s&feature=player_embedded

 


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 

                                                                      (Poeme de Jacques Prevert)

 

Oh ! je voudrais tant que tu te souviennes

오! 나는 그대가 기억하기를 간절히 원해요

Des jours heureux ou nousetions amis

우리가 정다웠었던 행복한 날들을

En ce temps-la la vieetait plus belle

그 때 그시절 인생은그렇게도 아름다웠고

태양은 오늘보다 더 작열했었지요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a la pelle

낙엽이 무수히 나뒹굴어요

Tu vois, je n'ai pas oublie...

제가 잊지못했다는 것 ,당신도 알고 있지 않나요!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a la pelle

낙엽이 무수히 나뒹굴어요

Les souvenirs et les regrets aussi

추억과 후회도 마찬가지로

Et le vent du nord les emporte

그리고 북풍은 낙엽들을 실어나르는군요

Dans la nuit froide de l'oubli.

망각의 싸늘한 밤에

Tu vois, je n'ai pas oublie

당신이 알고 있듯이 , 난잊지 못하고 있어요.

La chanson que tu me chantais.

그대가 내게 들려주었던 그 노래를

C'est une chanson qui nous ressemble.

그건 한 곡조의 노래예요, 우리와 닮은

Toi, tu m'aimais et je t'aimais

그대는 나를 사랑했고, 난 그대를 사랑했어요

Et nous vivions tous deux ensemble

그리고 우리 둘은 함께 살았지요

Toi qui m'aimais, moi qui t'aimais.

나를 사랑했던 그대, 그대를 사랑했던 나

Mais la vie separe ceux qui s'aiment,

그러나 인생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갈라놓아요

Tout doucement, sans faire de bruit

아무 소리 내지 않고 아주 슬그머니

Et la mer efface sur le sable

그리고 바다는 모래 위에 새겨진

Les pas des amants desunis.

헤어진 연인들의 발자국들을 지워버려요.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a la pelle

낙엽이 무수히 나뒹굴어요

Les souvenirs et les regrets aussi

추억과 후회도 마찬가지로

Mais mon amour silencieux et fidele

하지만 은밀하고 변함없는 내 사랑은

Sourit toujours et remercie la vie.

항상 미소 짓고 삶에 감사드린답니다

Je t'aimais tant, tuetais si jolie.

너무나 그대를 사랑했었고 그대는 너무도 예뻤었지요

Comment veux-tu que je t'oublie ?

어떻게 그대를 잊을 수 있어요?

 

En ce temps-la, la vieetait plus belle

그때 그시절인생은 그렇게도 아름다웠고

Et le soleil plus brulant qu'aujourd'hui

태양은 오늘보다 더 작열했었지요

Tuetais ma plus douce amie

그대는 나의 가장 감미로운 친구였어요

Mais je n'ai que faire des regrets

하지만 나는 후회 없이 지내고 있어요

Et la chanson que tu chantais

그리고 그대가 불렀던 노래를

Toujours, toujours je l'entendrai !

언제나 언제나 듣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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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용좌
강연-강좌2010. 10. 9. 00:00

말과 글, 그리고 경계인


“프로메테우스 - 그 의미는 선각자이다 - 는 하늘에서 불을 가져오기를, 그것으로 오직 소시지 구이들이 장사나 할 수 있게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 그는 그것을 땅이 불타도록 가져온 것이었다. […] 만일 이 금기위반이 […] 부르주아들이 점점 좋아하고 점점 더 돈을 버는 데나 쓰인다면 - 문학은 되돌아가야 한다. 아니, 불을 하늘로 다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 모든 선각자들처럼 지략을 써서 문학은 어떤 길을 찾아야 하고 찾아내야 한다.”


이런, 평생 하이에나가 되어 남의 나라 남의 글 뜯어먹고 사는데 진력이 나서 도망쳤는데, 기어코 마침표를 찍으라 하니 또 그 짓을 되풀이하며 하인리히 뵐의 말과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는군요. “오직 소시지 구이들이 장사나 할 수 있게?” 이 말은 자본주의에 완전히 강점된 이 세상, 이 지구를 향해 통탄의 심정을 토로한 것입니다.

이 말을 저는 마침 한글날에 즈음하여 이렇게 변형해보고 싶습니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시면서, 훗날 남북으로 갈려 살면서 남쪽 대통령이 대북제안을 내놓을 때 하필이면 외국말로 ‘그랜드 바겐’이라고 하고, 우리 땅 멀쩡한 이름 놓아두고 새 이름 짓겠다고 총리실에서 ‘새만금 글로벌 네이밍 공모’를 하라고 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라고.

우리가 기적 같은 문자를 누린 600년도 채 못 되는 세월을 생각해 봅니다. 처음에 ‘훈민정음’으로 반포된 글자가 그 조선시대에 ‘언문’이라 해서 한문을 숭상하는 사대부들에게 경시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압니다. 갑오개혁에서야 공식적인 나라 글자가 되었지만, 곧 닥쳐온 국권피탈은 다시 극한의 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문화가, 말과 글이 푸대접 받는 환경 속에서 오히려 ‘한글’은 그 이름을 얻고 ‘맞춤법통일안’이 나왔습니다. 세계문학에서의 근대적 사조들인 낭만 · 자연 · 상징주의 등이 한꺼번에 들이 닥치면서 신문학운동이 폭발했던 것도 그 즈음이었죠. 그런가 하면 우리의 신문학이 서구의 문학장르를 채용하면서부터 형성되고 문학사의 모든 시대가 외국문학의 자극과 영향과 모방으로 일관되었다는 ‘이식문학론’은  ‘조선문학’의 정체성을 화두로 심각하게 고민했던 증거입니다.

말과 글의 예술, 문학의 속성은 바로 그러한 불모지에서 더욱 꿈틀거리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배고픈 천사”의 친구 레오를 주인공으로 한 『숨그네』의 헤르타 뮐러에게 노벨문학상이 결정되었을 때 독일문단에서도 예상작은 아니었던 것이, 바로 그가 ‘아무것도 아닌’ 경계인이었던 까닭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주변인, 경계인들의 가슴에서 나오는 작품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일까 - 그런 이야기를 쬐끔 해보겠습니다.

긴 이별을 위한 짧은 강연(?)을 상상하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여기 까지가 팸플릿을 위한 글이었다.

  강연은 2010년 10월 8일, 한글날을 하루 앞두고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103호실에서.

Posted by 서용좌
소설2010. 8. 15. 23:58

병든 고향

 

 아따 거 뉴스 한번 징허데.

징헌 뉴스 한 두 번가.

아 거 즈 각시 죽이고 목매단 놈 말여.

그런 놈 한 둘가.

그래도 이거는 참 험채, 으째 그랄 수가. 친딸 아니던가, 친딸. 친딸을 그래놓고 형살고 나와서는 각시를 차로 밀어?

무슨 일인데들 그러우?


마침내 미아리가 나설 때까지 공능과 월곡 두 여자가 뉴스가지고 죽일 놈 살릴 놈 재판을 한다. 이 청소아줌마들이 잠시 만나는 것은 점심시간이 고작이다. 지하 4층, 그것도 계단 아래. 퀴퀴한 냄새. 바닥은 물이 듬성듬성 고여 있다. 하지만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한 귀퉁이에 이불을 괴어놓았다가, 지난 번 대청소 때 어느 방에선가 내다버린 소파를 가져다 놓았으니 지금은 부러울 게 없다. 이곳은 대학교 평생대학원 건물. 누가 밖에서 들여다본다면 떡 하니 ‘접근엄금’이라는 푯말이 적힌 전기실 맞은편 이 계단아래가 섬뜩하겠지만 대순가.


어마 저거 또 쥐 아이가?

설마, 요샌 아니드만.

나가 그라므 헛소리라?

아니 뭐 헛소리라니. 그냥 당신 겁이 안 많소! 각시 죽인 놈 야그도 벌벌 떨고…….

그기사 암데 가치도 없는 거라서리.


거야 공능이 이해해요, 월곡 저이가 남정네 얘기람 원래……. 미아리가 끼어들어서야 둘은 입을 다물고 김치를 깨문다. 총각김치는 소파 아래 넣어둔 통속에서 익다 못해 쉰내가 나지만 맛있다.


요건 이래 뵈도 중국산 김친 아닌기라.

당신 어깨고 허리고 아파 죽겠다면서도 김친 꼭 해먹나 봐.

그거라도 해 줘야지 어메가 어디 해주는 거이 있어야 말제.

우린 덕분에 돈 안들이고도 웬만한 식당밥보단 낫게 묵네.

그럼 우리가 단돈 86만원 월급 챙기며 식당밥 묵겄어, 미쳤제.


다시 숨을 죽이고 사각사각 총각무우 깨무는 소리만 울려퍼지는 사이 월곡동아줌마는 눈을 감는다. 미쳤제, 하모 미쳤제. 결혼식을 해준다니까 미쳤었제.


친아버지를 모르는 아이는 연속극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 자리가 국군이었는지 도망친 인민군이었는지, 그도 아니면 그 많았다는 피난민 중 하나였는지 가르쳐줄 수 있기도 전에 어머니를 잃기도 하니까. 그렇게 자란 여자애는 더러 밥이다. 남들의 밥이자, 그것이 내 밥이었다. 한 물 두 물 갔을 때서야 뜻밖에 배가 불러왔지만, 반가움 반. 미래가 깜깜한 걸 알면서도 어쩌지 못한 것이 큰 잘못이었을까? 이리 키울 거라면 말이다. 제대로 가르칠 수도 없던 나날. 정말 상처한 사람이 정말 구원처럼 다가왔었다. 처음으로 들어 앉아 살림이라고 차렸고, 처음으로 따뜻한 나날이었다. 따뜻한, 멍청한 나날은 짧게 끝났다. 무섭게 끝났다. 못된 의붓아비는 연속극 말고도 널렸다. 점잖게 생겨도 소용없다. 악마는 원래 여러 얼굴인 것을. 코앞의 홍당무에 팔렸던 내 발등을 찍고 싶었다. 세상 모든 귀신들에게 빌어서 그날 이전으로 땅덩어리를 돌려놓을 수는 없을지. 밤이면 밤마다 하도 용을 쓰다가 그것이 빠지고 말았다. 그것이 빠진 여자들은 원통한 여자들이다. 그것이 빠져도 내 딸을 되돌릴 수가 없었다. 내사 외롭다 못해 불행을 자초했건만, 내 딸은 어밀 두고서도 요모양이라니. 죄인 어미한테 해죽이 웃으려고 애쓰며 시들어가는 내 딸을 어쩔꼬. 딸 데리고 시집가는 죽일 년! 딸 놓아두고 죽을 수도 없는 죽일 년!


고향을 멀리 떠나왔음 머하노.

밥 묵다말고 갑재기 무슨 소리요?

게서 고향 이야기가 왜 나와, 누구 울리고 싶으우?

고향이 어데면 머고. 그래, 고향이 머라.

......................................................

2010 <흐름 위에 멈춰 선 시간>  한국여성문학인회 6.25 60주년 기념 특집, 246-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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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용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