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기고2015. 12. 26. 23:32
내눈엔 은혜, 남눈에는 특혜
서용좌의 그때 그 시절 ⑨ 평가의 계절
2015년 12월 23일 (수) 13:08:01 서용좌 전남대 명예교수·소설가 editor@kyosu.net
   
  ▲ 일러스트 돈기성  
 

‘12월’은 12월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살아온 한 해를 되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도 12월은 살벌하다. 한 학기의 긍정적 열매가 아니라, 지옥문을 지키는 수문장처럼 ‘성적평가’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교수들의 입장에서도 평가란 피를 말리는 주제다.

 

그해 가을학기는 악몽으로 시작됐다. 개강 전날 오른쪽 귀가 먹통이었다. 월요일 아침에 찾은 이비인후과에서는 그것을 응급상황이라고 했다. ‘우측돌발성감각신경성난청’(한국질병번호 H91.2) 그 병은 학교를 탈출(!)하는 일로 이어졌다. 2주 입원하고 2주 순연하면 되리라고 믿었던 것이 막상 학기말이 되니까 숨이 막혔다. 

성적제출 기한이 임박해서야 기말시험을 치렀고 그날, 세 과목의 답안지 봉투를 모아들고 어둑해진 3층 복도를 빠져나오는 동안 갑자기 방망이 하나가 내 머리를 쳤다. 무슨 쓸모 있는 강의를 했다고 이 학생들을 줄세워 평가해서 그들 인생에 복과 화를 더하려는 것이냐!

 

 더보기▼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31935

 

 

Posted by 서용좌